단편

[린당] Way back home

Dear my

린당


그늘 아래서도 눈부신 햇살에 미간이 찌푸려 지는 게 벌써 괜히 왔나 싶었다. 조금이라도 더위를 피해보려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지만 시간은 벌써 11시를 훌쩍 넘겨 뜨거운 태양이 머리 맡에 도래 했다. 출발하기 전에 먹은 샌드위치는 이미 뱃속에서 깨끗하게 소화 된 지 오래였다. 언제 돌아 가겠다 하는 기약 없이 떠나온 터라 한 손에 달랑 들린 짐 가방은 부피가 크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3년이나 살았던 세간 살이를 뺐는데 어쩌면 서울에선 고작 이 만큼 뿐인 마음을 붙이고 살았던 건가 싶어 씁쓸했다.


오랜만에 보는 고향 땅은 떠날 때보다 한적했다. 고작 3년이라지만 저와 같이 부푼 꿈을 가지고 고리타분한 시골마을을 떠난 사람은 그 3년 동안에도 쭉 있었을 거였다. 썰렁하고 한적하고 고요하고 평화롭다.


벌써 지루하네.


보통 1 시간에 한 번은 다녔던 것 같은 마을 버스는 벌써 1 시간 20분은 지난것 같은데 오질 않았다. 쪼로록 땀이 맺혀 이마 위로 미끄러졌다.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아스팔트 바닥에서 지글지글 소리가 나는 것도 같고 땀이 베인 살이 타는 것도 같고. 원래도 하얗던 피부는 서울에 사는 3년 새에  더 파리해졌다. 햇볕 쨍쨍한 시골에서 태어난 주제에 토종 서울 사람보다 뽀얀 피부는 그 곳에서도 별난 것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외버스 터미널부터 까무잡잡한 시골 사람들 속에 금발머리 해끔한 청년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이고오~ 서울 사람인가비네~ 하는 할머니의 구수한 말에 인성이 대충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에~ 대답하는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터미널에서 갈아타 1시간은 더 마을버스를 타야 하는 지라 텅빈 뱃속이 야속하다. 조그만 시골 동네는 편의점은 고사하고 이 더운 여름에 찐옥수수만 팔고 있었다. 찐감자랑 찐옥수수, 강원도의 여름은 이열치열이었다.


터덜터덜 무거운 발걸음으로 익숙한 정류장을 찾았다. 이곳을 떠났던 3년동안 인성은 단 한 번도 집을 찾지 않았다. 그랬는데도 익숙해서 괜히 마음이 불퉁해진다. 나는 다 변했는데, 여긴 하나도 안 변했어. 


변해 보려고 떠났는데, 실은 나도 그대로인것 같아.


빨간 벽돌로 동굴마냥 세워진 시골의 옛날 정류장은 그나마 그늘이 있었다.기다란 나무 의자에 앉아 무릎을 당겨 품에 끌어 안고 햇빛이 몸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 시킨 인성이 먼 길 끝에서 탈탈탈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경운기를 반짝이는 눈으로 응시했다.


"인성이 아니냐아~"


아, 돌아와 버렸어. 진짜 돌아와 버렸다.


***


초여름의 농가는 바쁘다. 가을이 추수겆이 라지만 농사는 1년 내내 쉴 새가 없다. 고추모종과 들깨 씨, 오이 모종과 감자 눈씨를 잔뜩 실은 경운기 한 켠에 밀집 모자를 푹 눌러 쓴 인성의 큰 몸이 구겨져 있었다. 요새 버스회사도 힘든지 아침나절, 저녁 두 번 밖에는 버스가 안 댕겨서 어찌나 힘든지 경로회당에 봉고차 하나 들이자는 건의가 꽤 되는데 예산이 없어 그것도 텄다며 마을 이장님이 속상한 마음을 감추고 허허 웃으셨다.


3년만에 온 건데 마치 어제 본 듯이 살갑게 대해 주시기에 잘 계셨어요? 건강하시죠? 했는데 넌 하나도 안 변했구나 하시며 인성의 머리 위로 이장님댁 사모님이 쓰시던 밀집 모자를 가볍게 얹어 주셨다.


아, 안 변했구나, 나는.


"너 말도없이 갑자기 서울 가고나서 여기 애들이 얼마나 난리가 났는지 울고 불고 맨날 천날 막걸리 들이 붓고 난리였어야. 상혁이는 한 달이 넘도록 터미널에 맨날 나가 해질 때까지 앉아 있다 안 왔냐, 너 기다린다고."


뜨끔뜨끔, 괜시리 마음이 불편했다. 태어나 걸음마 땔 적부터 함께 였던 친구들은 서울에 가기로 했을 때부터 일부러 연락을 끊었다. 엄마까지 돌아가신 마당에 연고하나 없는 이 시골에 인성에게 미련이라고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던 거였다.


그래, 미련이, 있었지, 여기.

이상혁.


동그란 머리통으로 매일 저만 보면 티끌없이 웃어주던 녀석. 저만큼이나 시골엔 어울리지 않게 하얀 얼굴에 큼지막한 눈코입이 참 선명한 녀석. 여길 떠날 때, 떠나는 마지막 날 까지, 결국은 인성의 미련이었던 녀석. 


그, 잘, 상혁이는, 잘, 지내요? 


떠듬떠듬 어렵사리 꺼낸 목소리는 듣기 싫게 떨리고 있었다. 인성은 괜시리 먼 산을 바라보며 입술을 물었다. 경운기가 원체 떨리니까 이 정도는 별로 이상하지 않은 떨림이었다고, 애써 위로했다.


이장님은 너털 웃음을 지으셨다. 고놈 고거 청년회장 시켜놨더니 인터넷인가 뭐신가로 동네에 딸기농원 체험같은 걸 안 만들었겠냐, 요새 그런 걸로 돈도 솔찬히 벌린다고 상혁이네 엄마가 어깨에 힘 좀 들어갔지. 껄껄껄 웃는 소리가 파란 하늘에 청량하게 퍼졌다. 인성은 밀집모자를 푹 내리 누르고 아, 네. 하고 힘없이 답했다.


***


서울에 가려고 핑계삼아 무작정 넣은 대학원서가 덜컥 합격이 되었을 땐, 제가 난 놈인줄 알았다. 그래서 인성은 꽤 자신이 있었다. 서울가서 크게 한 인물이 되리라 다짐했었다. 아니, 그런 생각을 했던가? 아니다. 그것도 다 거짓말이었다. 사실은 도망이었다. 이 곳을 떠날 때즈음의 인성은 자존감도 자신감도 바닥이었다. 비단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상실감보다는 그저 혼자 남겨지게 된 과정들이 인성에게는 제 잘못처럼 느껴졌다.


아빠는 원래 없었다. 엄마는 인성을 혼자 키웠다. 사별을 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닌것 같았다. 코흘리개 어릴 땐 외 할머니가 계셨는데 어느 순간의 기억부터는 안 계셨다. 기억이 까무룩하던 어린 시절에 돌아가신것 같은데 너무 어릴때라 장례식 같은 기억이 드문드문했다. 그냥 엄마 다리를 베고 줄곧 잠들어있던 쓸쓸한 기억뿐이었다. 


엄마가 많이 울었던가, 그것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외 할머니는 곧 잘 아버지 얘길 했다. 주로 인성이 듣기에 좋지 않은 소리였지만 엄마가 설명을 해준 적은 없었다. 따로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으니 아빠는 돌아가신 게 아닌것 같다고 짐작만 했다. 엄마는 딱히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탓하는 소리는 안 하셨다. 우리 인성인 아빠를 많이 닮아서, 라고 아주 가끔 그리운듯이 말했다. 아빠가 떠나신 게 혹 저 때문일까봐, 머리가 크고 나서는 물어 볼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러나 인성은 제가 철들기 전부터 아빠도 외할머니도 안 계셨으니 이제와 새삼 딱히 그립다거나 보고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있었으니 다른 사람은 딱히, 라는 말이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엄마는 인성의 하나뿐인 세상이었으니까. 한부모 가정이란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담뿍 애정을 주셨다. 그래서 부족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그리고 3년 전, 그런 엄마가 돌아가셨다. 엄마랑 단 둘이 살던 마당이 예쁜 집에, 인성만 남겨두고.


엄마는 아주 오랫동안 아프셨다. 자리를 차지하고 누운지 꼭 2년이 되던 해였는데, 그 해 겨울은 눈이 정말 많이 내렸다. 매일 혼자 마루에 앉아 눈 오는 걸 구경하며 엄마의 방문 앞을 지키던 다정한 아들은 엄마가 아픈 와중에도 혼자인 아들이 심심할까 데려온 강아지를 키우게 됐는데, 유난히 큰 인성의 손바닥 반만한 새끼 강아지라 늘 품속에 품고 다녔다. 


이름은 뭘로 지을거야? 자기 집은 옆 집인데 인성의 집이 제 집인냥 매일 드나들던 상혁이 인성보다 더 눈을 반짝이며 물었었다. 글쎄, 별로 생각해 둔 거 없는데. 인성에게 그 조그만 강아지는 그저 함께 있어주는 존재로 조금은 위안이 되는 무엇이었고, 그냥 지키기만 해주면 된다는 식의 위로였기에 아 얘를 잘 키워야지, 이 녀석도 이제 가족이구나! 같은 거창한 책임감은 아직 없었다. 그냥 혼자 있지 않아서 다행이다, 너도 나도. 그즈음의 의미. 무심한 표정의 인성이 말하면 상혁은 둥그마한 눈으로 그래도 잘 좀 생각해 봐, 이렇게 예쁜데. 하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제 눈이 더 예쁜 걸 모르고.


몰라, 모르겠다. 괜히 붉어진 귓불을 하고 고개를 숙이면 조금 높게 웃는 상혁의 웃음소리가 좋았다. 그 날 처음, 그 애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았다. 엄마가 돌아가셨던 하얀 겨울날.



인성은 아주 많이 울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집안에는 온통 엄마 뿐이어서 더 견딜수가 없었다. 그래서 집을 떠나기로 무작정 결심했다. 대학원서를 쓰고 제 몫으로 나온 엄마의 보험금을 등록금으로 썼다. 남은 돈으로 작은 월세방을 미리 구해 놓고 입학식을 일주일 앞둔 어느날 새벽동이 트기 무섭게 누구에게 말도 없이 서울로 상경했다.


아, 이상혁네 집 대문 앞에 그 작은 강아지를 포대기로 돌돌말아 상자에 넣어 두긴 했다. 핫팩도 두 개는 넣었는데, 제발 일찍 발견했으면 싶었다.

'이 아가, 이름은 네가 지어 줘.' 멋대가리 없이 함께 남긴 편지에 그렇게 써 두고 야반도주 해 버렸다. 곁에 같이 편지 한 통을 남겨 놓긴 했는데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마 상혁에 대한 마음을 두서없이 써 재낀것 같았는데 마지막 말은 그냥 다 잊을테니 잘 살아라, 기다리지 말아라.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상혁이도 많이 울었는데, 제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김인성 다음으로 가장 많이 울었던 사람이라면 단연 상혁이었다. 왜 그렇게 우냐고 물으면 형 이제 혼자잖아, 하고 답했다. 인성은 상혁의 그 말에 더 겁을 먹었다. 아, 나 이제 혼자구나. 하고. 그래서 제 곁에 있어주려하는 상혁을 뒤로하고 소리소문 없이 이 곳을 떠났었다. 겁이 나서,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길래.


***


터벅터벅 느린 걸음이 익숙한 초록 대문 앞에 멈춰섰다. 칠이 벗겨진 낡은 문은 20살 김인성과 키가 똑같았는데, 24살 김인성보단 조금 작은 편이었다. 덥네, 나중에 돌려 달라며 이장님이 빌려주신 밀집모자를 들썩거려 바람을 만든 인성이 뜨겁게 달궈진 초록대문을 힘주어 밀었다. 대문은 부러 안 잠그고 갔었는데,


"아가, 이리와-"


그게, 이상혁이 들어와 있으란 뜻은 아니었고.


우뚝 멈춰선 인성의 걸음에 맞춰 마당을 정신없이 돌던 개가 깡깡 짖었다. 인절미색이 더 진해졌네, 이름이 아간가? 곱슬곱슬한 털에 조막만한 개는 분명 인성이 상혁에게 맡기고 간 녀석이었다. 네 주인은 원래 나거든? 한 마디 해주려다 종종종 달려와 인성의 근처에서 탐색하듯 냄새를 맡는 녀석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한참이나 인성의 주변을 순회하던 녀석이 작은 부름에 쫄래쫄래 돌아가기에 제 집 마루에 앉은 인영에게로 시선이 옮겨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왜, 여기 있어?"


이딴 말이 첫 인사라니, 인성은 다시 돌아나가 1분 전으로 상황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이미 상혁과 마주친 두 눈에 두 발이 망부석이었다. 아, 자랐네. 18살의 이상혁보다 조금 성숙한 느낌의 낯설지만 익숙한 인영이 벌떡 일어섰다. 인성은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려다 주르륵 흘러 내리는 상혁의 눈물에 헐, 탄식을 내뱉으며 얼른 다가가 여전히 동그란 얼굴을 두 손으로 와락 안고 제 품으로 끌어 당겼다.


"왜, 왜 울어, 아, 아니, 내가 잘못했어."


"으흐엉, 나쁜... 흐윽, 나쁜 새끼야아...!!"


수도꼭지를 튼 마냥 제 품에 얼굴을 박은 상혁이 속절없이 울었다. 제 허리를 와락 끌어 안은 팔이 예전보다 좀 말랐다. 밥 안먹고 다니냐, 왜 이렇게 말랐어. 얇팍한 몸뚱이를 그러안은 인성이 그제야 울먹거렸다. 나 다녀왔어, 이상혁. 물기 어린 인사에 어린애처럼 엉엉울던 상혁이 한참만에 고개를 들어 잘 왔어, 하고 답했다. 우느라고 빨개진 얼굴이 여전히도 예뻐서 인성이 어이없이 너털 웃음을 지었다. 돌아오길 잘했네, 그제서야 그 생각도 들었다.



근데 왜 아가야? 후덥지근한 마루에 대자로 퍼진 인성의 위로 이젠 팔뚝만한 강아지가 턱 자리를 틀고 누웠다. 낯설어 할 땐 언제고 인성의 냄새가 익숙한 건지, 이 집에 남아 있는 냄새가 인성에게 아직 남아있는 건지 퍽 편안해 보였다. 인성이 묻자 상혁은 그냐앙... 하고 말꼬리를 늘여 답했다가 형아가 안 지어주고 갔잖아. 하고 느리게 덧 붙였다. 저를 탓하며 삐죽하게 말하는 입술이 툭 튀어나와 피식 웃었다. 조금 길어버린 상혁의 머리칼이 바람에 산들산들 가볍게 흔들렸다.


"이 집, 자주 왔어?"

"엄마가 미친놈처럼 버스 정류장 좀 그만 뛰쳐 나가라길래."

"..."


"형 여기 있던 흔적, 이 집 밖에 없던데."


그래서 3년이나 여길 왔어? 꼭 막힌 목 뒤로 그런말이 삼켜졌다. 누워서 고구마를 먹다 채한듯 묵직한 가슴에 인성이 벌떡 일어나 앉아 상혁의 옆자리로 슬금슬금 엉덩이를 옮겼다. 


너 있잖아. 

뭐? 

내가 여기있던 흔적, 너 말야. 너는 다 기억하잖아.


"너 걸음마 뗄 때부터 내 뒤만 졸졸 쫒아다녀서, 마을 사람들이 다 아는데, 새삼스럽게 무슨 흔적이 없데. 이상혁하면 김인성이고, 김인성하면 이상혁이었지."


"근데 형 너, 갔잖아. 나 버리고."


"..."


그래서 난 형한테 아무것도 아닌줄 알았지.


인성이 입을 꾹 다물었다. 돌아왔잖아. 너때문에 온거야 사실, 그런말은 아마 쑥스러워서 못 할 것 같다. 갑자기 뒤를 돌아 본 상혁이 불쑥 다가와 입을 맞췄으니까.


쪽- 가볍게 붙었다 떨어진 도톰한 입술이 젤리 같았다. 여름이라 녹진하고 말랑말랑했다. 인성이 엉망진창인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작 상혁은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일단 손을 들어 입을 가렸다. 


"뭐, 뭐야. 너."

"내가 걸음마 뗄 때부터 형 따라다니긴 했는데, 그래도 나는 동생같은 건 안 해. 형이 여기 떠나던 날 알았어. 형 나한테 그냥 친한 형, 그런거 아니더라."


"야, 이상혁."


홧홧하게 달아오른 얼굴에 인성이 어쩔 줄을 몰라했다. 힘겹게 입술 새를 비집고 나온 건 그저 이름 세 글자였다. 상혁은 그냥 베시시 웃었다. 형아는 꼭 다 들키더라,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면서. 저를 놀리는 말이 분명해서 인성이 고개를 숙이자 상혁이 나 오래 안 기다린다. 벌써 삼년이나 기다렸잖아. 하면서 엉덩이를 뗀다. 터벅터벅 걸어나가 초록 대문을 덜컹 닫는다. 터벅터벅 멀어진다. 터벅터벅. 아가 가자- 깡깡 거리는 강아지의 목소리와 작은 상혁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인성은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마루 위로 널부러졌다. 옆집 대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부터 알았을까 너는, 내가 널 좋아하는 거. 그 때, 편지에 써 뒀었나?


내가 너한테 반하기 훨씬도 더 전에, 나는 아마 널 좋아하고 있었을텐데. 선수를 뺏겼다. 멋지게 고백하려고 돌아온건데, 상혁은 인성보다 2년이나 늦게 태어났는 데도 꼭 하나씩 빨랐다. 자전거를 배우는 것도 같이 배우기 시작한 기타도. 고백까지 빠를 줄은 몰랐지. 키도 작은 게. 속으로 계속 구시렁 거렸지만 뒤늦게야 웃음이 피식 터졌다. 그래서 좋아했지, 그런 똑쟁이 이상혁이라서 아주 푹 빠져 좋아했다.


***


인성의 방은 변한게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기까지 했다. 누구 짓인지 뻔해서 인성은 집을 돌아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괜스레 먼지하나 없는 방바닥을 손으로 쓸어 보고 짐을 풀었다. 옷가지 몇 개가 개어져있는 틈에 액자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여길 떠날 때, 엄마를 보는 건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다 놓고 갔어도 그 녀석 사진 하나는 챙겼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그리 깊게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지금 떠나야 한다며 버리듯이 떠나놓고 그 와중에도 이상혁 사진 하나는 꼭꼭 챙겨 떠난 김인성이라니 얼마나 좋아했던 걸까.


상혁의 중학교 졸업식날 학교 앞에서 파는 장미 꽃다발 하나를 품에 안기고 백허그를 한 채 찍은 사진은 여전히 선명했다. 이 땐 참 작았네, 이상혁. 책상 위에 액자를 고이 올려 놓고 마루로 나왔다. 한켠에 놓여진 선풍기는 못보던 것이었다. 상혁이 사다놨나 보다 싶어 얼른 달려가 선풍기부터 틀었다. 미지근한 바람이라도 숨통이 트였다. 오래 된 시골집은 에어컨도 없었다.


인성의 방 맞은편은 방문이 꽁꽁 닫혀 있었다. 엄마의 방이었다. 한참을 물끄러미 보다가 무릎걸음으로 엉금엉금 기어가 문고리를 잡았다. 열까말까 고민하던 마음과는 다르게 문고리를 잡은 손은 망설임없이 꽤 한 번에 문을 열었다.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긴 마찬가지라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상혁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서울에서 올 때부터 바지 주머니에 넣어 온 꼬깃꼬깃한 편지를 꺼냈다. 엄마 방 협탁 위에 고이 올려 두고 그 자리만 한참 응시하다가 돌아 나왔다. 기분이 묘했다. 이상혁한테 가야겠다.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


"아이고오~ 인성이 진짜 오랜만이네!"

"좀 마른 것 같다, 밥은 잘 챙겨 먹었고?"


상혁의 부모님은 마치 친자식 온 듯이 반겨 주셨다. 그동안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꼭 귀한 손님이 온 것마냥 환대를 해주시니 죄송하기도 감사하기도 했다. 귓불이 벌개져서 고개만 꾸벅이며 인사하는 인성을 상혁이 강아지를 품에 안고 뚱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얼른 들어와 밥이라도 같이 먹자며 거실로 인성을 끌어 당기는데 그 몇 년 새 깔끔하게 리모델링을 한 상혁이네 집은 에어컨도 있고 내관이 꽤 신식이어서 인성이 주춤 거렸다. 기억속에 남아있던 곳이랑은 좀 달라서. 인성은 쭈뼛쭈뼛 거실로 들어가 바닥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댄 상혁의 옆에 슬쩍 엉덩이를 붙였다.


"넌 군대 갔다왔어?"

"1월에 전역했어, 어차피 상근이지만."


대학은 안갔어. 과수원 물려 받을 거, 그냥 청년사업가 놀이중이야. 대답은 꼬박꼬박하면서 상혁은 인성이 집에 들어 올 때부터 눈을 맞춰주지 않았다. 괜히 오기가 생겨 고개를 바닥까지 기울인 인성이 제 얼굴을 손바닥으로 밀어내는 상혁에게 얼굴 좀 보자, 하고 칭얼거리자 때 맞춰 밥먹으라며 아주머니 아저씨가 부르시는 바람에 또 타이밍이 영 어색했다.


"군대는 다녀왔고?"

"네, 아직 전역 한 지 몇 달 안 됐어요."


나오자마자 탈색부터 했다. 사회물 좀 들어보자고. 인성은 피부도 하얀편이고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는 편이라서 애초에 그닥 군대물이 들어 보이진 않았지만 본인의 체감은 크게 다른 모양이었다. 학교 다니다 늦게 갔구나? 우리 상혁이랑 비슷하게 갔다 왔겠네, 학교는 잘 다니니?


따박따박 잘 대답하던 인성이 학교 얘기엔 입을 다물었다. 어색하게 살살 웃는데 상혁이 엄마 나 밥 많아, 하고는 밥 그릇으로 인성의 시야를 막았다. 아주머니가 맨날 새모이만큼 먹냐며 타박하시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시기에 인성이 얼른 밥그릇을 잡았다. 제가 더 먹을게요! 하고. 상혁이 옆구리를 팔꿈치로 꾹 찔렀다. 도와줘서 고마워, 인성이 소리없이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학교는 휴학중이었다. 정확하게는 1학년 1학기까지만 다녔으니 아직도 1학년인 셈이었다. 학교는 그저 이 곳을 도망치기위한 수단이었고 서울에 간 목적은 사실 따로 있었다. 학교를 핑계삼아 서울로 가서,


인성은 아버지를 찾아다녔다. 


엄마가 죽었다고, 그건 말해줘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실은 엄마가 죽었는데 그게 제 탓이 아니라고 누구에게라도 말하고 싶어서. 아버지가 떠난건 내 탓이었는지, 그것도, 물어보고 싶어서. 그래서 학교에는 별로 성실하지 못했다. 1학기만 다니고 바로 휴학을 진행했다. 아버지를 찾는 건 의외로 쉬워서 금방 만날 수 있었지만 계속 뜸을 들인건 정말 저와 엄마가 버려진 사람일까봐 겁이 나서 그랬다. 아버지를 만나고 인성의 마음에서 아주 오랫동안 들끓던 것들이 차분해지기까지, 좀 오래 걸렸다. 그런 걸 정리하려고 군대를 갔다.


밥먹었으면 오랜만에 둘이 산책이나 하고 오라며 상혁의 부모님이 등을 떠 밀었다. 됐다고 퉁을 놓는 상혁의 품에서 아가도 뺐어 가셨다. 텅빈 두 손으로 허망하게 슬리퍼를 꽤 찬 채 밖으로 내몰린 상혁이 저를 뒤따라 나오는 인성을 쳐다도 안보고 대문을 나섰다. 아까부터 자꾸 시선을 피하는 게 신경쓰여 인성이 후다닥 뒤를 따랐다.


"왜 얼굴 안 보여줘?"


인성이나 상혁은 돌려 말하는 법을 몰랐다. 둘 다 서로에겐 비밀이 없는 타입이어서 그랬다.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사람, 서로에게 서로가 그런 존재였다. 다만 다이렉트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은 그냥 대답을 피했다. 비밀은 없지만 대놓고 말해주긴 싫어! 같은 느낌이었다. 실은 상혁이 말 한마디없이 시선을 피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데, 인성은 짖궂게 묻는 중이었다. 


"부끄러워?"

"아, 쫌!"

"귀여운데."


"...형 너, ...미쳤나봐."


아무렇지 않아 보이더니 뽀뽀하고 고백한 게 부끄럽긴 한 모양이었다. 노을이 지는 붉은 하늘빛에도 타는 듯이 달아 오른 상혁의 귀 끝이 보여서 인성이 푸스스 웃었다. 귀엽다는 말에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인성을 힐끔 노려 본다. 인성은 상혁과의 거리를 좀 더 좁혀 나란히 서서 걸었다. 대놓고 손가락이 스치는 사이를 유지하다가 스르륵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는 살랑살랑 걸음에 맞춰 흔들었다. 상혁은 구태여 어떤 반응없이 그냥 얌전히 인성에게 제 손을 맡겼다.


"너 어릴 때, 맨날 내 손 잡고 다녔는데."

"형 어릴 땐, 나 없으면 학교도 안 간다고 울었잖아."

"넌 유치원에 나 데려간다고 현관에서 오열했잖아."

"형은 우리 엄마한테 말도 안하고 초등학교로 나 데려가서 우리 엄마가 유치원에서 연락받고 나 실종신고 했던거 기억나냐."


...


"상혁아, 형, 아버지 만났는데."


"...응."


김인성은 하기 어려운 말을 할 땐 답지 않게 빙빙 돌리는 경향이 있었다. 상혁은 그걸 알아서 어줍잖게 옛날 얘기를 꺼내는 인성의 손을 좀 다부지게 잡았다, 무슨 얘기를 해도 괜찮다는 듯이. 골목 어귀 끝에서 비닐하우스들이 즐비한 밭 언저리에 다다르자 가로등도 없는 둑방길을 손을 잡고 걷던 인성이 한참만에 말을 꺼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말야... 내 얼굴을 보고, 아버지 이름을 부르는 거야."

"..."


"그러더니, 아이가 있어서 자기가 무서웠냐고 묻더라."

"형."


"그 말을 들으니까, 무서운거야. 아버지가 나 때문에 엄마를 버린 건가? 그 생각이 드니까. 얼굴도 기억 안나는 우리 외 할머니는 날 보면 매일 서방복 없는 년이 자식 복도 없어서 나 낳고 울 엄마 아픈거라고 매일 그래거든. 근데 아버지가 엄마를 버린것도 나 때문이라는 거야."


둑방의 한 가운데 멈춰 선 인성이 새참 가져온 동네 주민들 쉬어 가라고 만든 정자에 올라 가만 저를 바라보는 상혁의 까만 두 눈에 시선을 맞췄다. 상혁은 말없이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어 엄지로 인성의 손등을 문질렀다.


"그래서 엄마가 말한 이름 하나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갔어. 예전에 아버지 한테서 온 것 같은 편지가 하나 있었거든 엄마가 나 몰래 숨겨 둔 거, 그거 찾아서 무작정. 안 돌아 오려고 했어. 내가 그렇게 불행하고 고까운 존재라면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어.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전부, 여기 있었거든. 그게 다 나 때문에 망가질까봐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서울 가면 아버지를 찾아서, 나 때문에 떠난게 아니라고. 엄마도 나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고. 그 얘기를 들으면 나 여기 다시 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아버지를 찾았지.


아주 큰 집이었다. 인성은 상상으로도 아버지를 떠 올린 적이 없어서, 어떤 모습이겠지 상상 한 적이 없었는데. 아주 커다란 집에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화목한 집이었다. 주소를 알아내 집 앞까지 갔다가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남매가 투닥거리며 그 집을 들어가기에 걸음을 물렸다. 한 일주일 쯤, 그 집앞 골목에서 드나드는 사람을 관찰하다가 마침내 익숙한 느낌의 중년 사내를 발견해 무작정 손을 뻗었다. 주말을 앞 둔 금요일 저녁, 치킨 두 마리를 손에 든 평범한 가장이었다. 인성과 닮은 얼굴을 빼고는.


"나쁜 말 들었어?"

"왜, 혼내 주게?"

"내가 다 부셔줄게, 데리고 와!"


손도 조그만 상혁이 인성의 말을 들으며 주먹을 쥐고는 허공에 휘둘렀다. 제 손 반만한 주먹이 귀여워서 빵터져 깔깔 웃는 인성의 팔뚝에 상혁이 그대로 매달려 폭 얼굴을 박았다. 울것 같은 모양이구나. 3년이 지나도 우리 상혁이 눈물 많은 건 그대로네. 인성이 손을 잡고 남은 손으로 상혁의 동그란 머리통을 살살 쓰다듬었다.


"나쁜 말은 아니었어. 그냥, 너무 어린 나이에 감당 못 할 아이가 생겼고. 지우자고 했는데 엄만 내가 더 소중하다고 하셨데. 아버지는, 그 분은, 그냥... 내가 아니었어도 사실, 엄마랑은 오래 못 갔을 거라고 그렇게 말씀 하셨어."


풍족한 가정에 부유한 도시 남자와, 소박한 가정에 단촐한 시골 여자는 뭣 모르는 나이에 사랑을 나눴지만 주변 환경에 의해 이별을 했고, 그럼에도 엄마는 아버지를 아주 오랫동안 그리워했다. 아버지는 이제 그만 다 잊고 살자고 마지막 편지를 보냈음에도. 


"그냥, 엄마도 생각했겠지. 나를 봐서라도 아버지가 돌아와 주지 않을까, 뭐 그런. 그러다가 나 때문에 오히려 아버지가 안 오시는 건가... 싶은?"

"그냥 아프면, 오래 아프면, 몸만큼 마음도 약해지니까 그래서 형한테 그런 말 하신 걸거야. 형 때문에 본인이 무서웠냐는 말은."

"그랬나보다."


아, 그래도. 그건 알려주더라. 우리 엄마 원래 건강이 좀 안 좋았다고. 외 할머니랑 같은 유전병이었다고. 그래서 외 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신 거였다고. 실은, 아버지도 외 할머니 장례식장에 왔었다고. 근데 거기서 슬퍼하는 엄마를 보니까 아,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구나. 싶었데. 잔인하게도.


"내가 너무 어려서 기억을 못하고 있었나봐."


알고 나니까 속이 좀 시원 하더라. 날 위해 지어내서 해준 말일 수도 있지만 엄마를 떠난 게 내 탓이 아니라고 말해 준 것도, 엄마가 아픈것도 나 때문 아니라는 것도. 알게 돼서 다행이었어. 그렇게 괜찮아지기 전까진 좀 오래 걸렸지만.


상혁은 가만 인성의 얼굴을 바라만 봤다. 그러더니 깍지를 꼈던 손을 풀어 인성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제 품에 콕 박았다.


"형 너는, 똑똑한 척 해도 나한텐 다 들킨다고."

"..."

"울어도 돼, 김인성. 내가 다 알아 줄게. 형 아픈 거, 슬픈 거, 외로운 거."


그리고 내가 다 해 줄게.


"형 기다리는 거, 책임지는 거, 사랑하는 거. 그러니까 이제.."


나 좀 혼자 두고 가지마 바보야.


구름도 없는 하늘에 달이 낮게도 뜬 밤이었다. 풀벌레 소리가 가득한 여름밤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괜히 가슴이 설렜다. 상혁의 품에서 인성은 내내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인성을 다시 만났던 때의 상혁처럼 아주 오래 아이처럼 울었다. 여기 있어도 된다고, 여기 있을 이유가 되어 주겠다고 상혁이 온 몸으로 말해 주었기 때문에 이제서야 비로소 집에 돌아 온 기분이었다.


"고백은 내가 하려고 했는데, 망했다."


눈코입이 전부 발갛게 부어 오른 인성이 한참 만에 말했을 때 상혁은 세상 예쁘게 웃었다.


"형아 너 바보지? 형이 3년 전에 남기고 간 편지에 다 써 있어. 좋아 죽겠으니까 기다리라고. 그거 보고 나 여태까지 기다렸잖아."


***


Dear my


안녕 상혁아

편지 쓰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낯간지럽고 쑥스럽다. 이렇게 말도 없이 불쑥 떠나서 미안. 이 아가, 이름은 네가 좀 지어줘. 떠 맡기고 가서 미안. 미안한 게, 너무 많은 것도 그냥 다 미안해.

상혁아 형은,

새싹 돋는 봄에 너랑 손 잡고 개구리 잡으러 다니던 둑방길을 혼자 걷는 게 무서워.

해가 쨍쨍한 여름에 같이 첨벙거리면서 수박 먹던 계곡에 혼자 가는 것도 싫고,

가을걷이 한다고 온 동네 사람들 품앗이 하는데 너랑 몰래 빠져 나와서 단풍구경 가던 뒷 산도 혼자는 무서워서 못 갈 것 같아.

겨울에, 눈이 오면 너무 좋아서 밖에 나가 강아지처럼 뛰어 다니던 너를 붙잡아 아랫목에 앉혀 놓고 귤 까주던 것도 너 아니면 못 할 것 같고.

너가 내 옆에 없을 게 되게 무서워. 그래서 형이 먼저 선수 치는거야. 내 옆에 있는 것들은 전부 날 기다려주지도 않고 책임져 주지도 않고 떠나가길래.

내가 그렇게 만드는 거라면, 내가 널 망치는 거라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상혁아, 형이 아니라는 말을 꼭 듣고 싶어. 그게 누구든 내 탓이 아니라고 말해 주는 건 꼭 듣고 싶어. 그렇게 말 해 줄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일단 찾아보려고. 그러니까 기다리지 마. 그냥 다 잊어.

너는 형 보다 훨씬 똑똑하고 용감하고 단단하니까. 내가 없어도 무섭진 않을 것 같아서.

근데 있지.

그래도 나를 기다리고 싶으면, 그래도 형을, 기다려주면.형이 꼭 너 보러 올게. 그때 나 좀 잡아 줘.


***


그리고 김인성 나 겁 많아. 형 없는 거 엄청 무섭고 싫더라. 그러니까 나 책임져라. 나는 형 책임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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